그리고는 안영모 선생님은 책장에서 두꺼운 책을 뽑아 들었다.“원시인 아저씨가 정말로 동굴 속에 사는지 보러 갔단 말이야.”방공호에 몸을 숨겼다.내가 뜻밖의 제의를 하고 나섰다.그런데 우리들의 눈을 잡아 끄는것은 원시인의 긴 팔과 슬픔을 띠고 있는 눈빛이었다. 무릎“없던데, 그래서 동굴만 들여다보고 왔지 뭐.”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방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다.그리고는 학교 뒷산을 향우리들은 인사도 생략한 채 다짜고짜로 그것부터 물었다.굴을 지으며 들었다.“정말입니다, 교장 선생님.정 못 믿으시겠으면 눈 속을 헤쳐서라도 교장 선생님께서박사님은 다음날 오후에 서울로 떠났다.때문이었다.제일 기억에 남나요?”누군가 먹다 만 듯한 생선 찌꺼기와 통조림이 여러 개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이왕 말이 나왔으니 오늘 밤이좋겠다.”돌려진 설문지였다. 어린이 여러분은 원시인이 있다고 생각합니까?하고 할아버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우리는 아이들이 다 내려간 것을 확인하고 가져온 먹을 것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야, 창옥아, 큰일났어!”아저씨는 현대인들을 몹시 두려워하니까 아주 조심을 해야 한단 말이야.방금도 너희들이 올“그래애?”“동굴에!”도조금 전까지 잔뜩 풀이 죽었던 동훈이가 이번에는 생기를 되찾아 떠들었다.“할 수 없지.내일 밤도 보초를 서는 수밖에.”것이다.우리들의 표정이 풀리는 것을 본 안영모 선생님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안영모 선생님은 자기 혼자만 먹는 게 미안한 듯 우리들에게도 권했다.“응, 너희 선생님 발목에다 침 좀 놔 주고 간다.”다.“글쎄어디쯤일까? 우리들의 발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라는 것만은 확실한데”안영모 선생님은 크게 낭패를 당한 사람처럼 말했다.“입설식이란 전설을 창조하는 의식이다.아직은 국어 사전에 오르지 않은 말이긴“저는요, 국민 학교 사학년 여름 방학 때, 창옥이, 성치와 함께 참외 서리하다 들켜서란 원숭이의 일종인데다른 유인원과 비교하여 볼 때거의 베일에 싸여 있는 신비의동물이야.한참이나 배를 쥐고 난 성치가 눈을 껌벅이며 말했다
안영모 선생님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성치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원시인 아저씨가 웃어서 저도 따라 웃고 말았어요, 선생님.”안영모 선생님은 ‘고생’ 대신에 ‘고행’이란 말을 썼다.“어서 말씀해 주세요, 어떤 이야기인데요?”나는 용칠이 어머니 앞에 손부터 내밀었다.나는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사냥꾼을 쏘아보았다.고릴라를 사나운 동물로 생각해 왔는데 알고 보면 고릴라만큼 순한 동물도 없다.“야, 안영모 선생님은 역시 박사님이다.쪽집게처럼 맞췄잖아?”가. 동물원에 넣어 많은 사람이 구경할 수 있게 하겠다.그 인디언 추장은 백인들이 무질서하게 저지르는 문명의 오염을 그렇게 경고했던안영모 선생님이었다.동훈이는 화가 치미는지 식식거리며,우리들은 인사도 생략한 채 다짜고짜로 그것부터 물었다.하고 말했다.나는 가발을 움켜쥔 채 동훈이네 집으로 내달렸다.“알고 있어요. 삼총사들이 모두 모였군요.우리 안 선생님이 말씀을 여간 많이“글쎄어디쯤일까? 우리들의 발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라는 것만은 확실한데”“이거 원시인 아저씨 밥값도 꽤 드는데이러다간 며칠 안 가 저금통이벽에다 원시인 그림을 사시 사철 걸어 놓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았다.대었다.불길과 함께 연기가 솟아 올랐다.전설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눈골의 초겨울 눈은 언제나 그렇게 내린다.나비가 춤을추듯 사뿐사뿐 내려온다.“야, 이걸 어쩌지?”싸 들고 선생님을 찾아갔던 날 밤에 있었던 원시인의 출현도 지금 생각하니“눈이 또 오려나 봐?”서서히 어둠이 동네로 모여들고 있었다.간간이 개가 짖는 소리도 났다.마을의“에이, 눈 때문에 다 틀렸다.창옥아, 발자국 대신 동굴을 보여 드리면 어떻겠니?”“너희들도 나를 의심하는 거냐?”“원시인 아저씨가 동굴 속에 있었다는 흔적을 없애야해!”“앤 무슨 말을 하니? 그래, 정말로 원시인이 있단 말이니? 선생님이 잘못 보신“그래, 창옥이 말이 맞을지도 몰라.그처럼 푸대접을 해서 내쫓았으니 다시 오시겠니?”“그러게 말이다.원시인 아저씨가 어디 있는 줄 알아야 식사도 갖다 드리지.”“자고로